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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꾼들이라면 꼭 거쳤다는 클럽

by 바바붐 2021. 9. 28.

Mnet의 ‘슈퍼스타 K’가 성공 이후 여러 방송사에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가수 지망생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등용문이 된 셈인데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박진영 등 한국 2009가요계의 전설로 불리는 가수들을 배출해 낸 클럽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은 어디일까요?


출처 : MBC '놀러와'

이태원에 위치하고 있는 클럽 문나이트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주한 미군만을 대상으로 영업하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부터 내국인의 출입이 허용되며 해외의 댄스 문화를 먼저 접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하였는데요.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전국에서 ‘논다’ 하는 춤꾼들은 모두 문나이트로 모이게 됩니다.

 

 

그 결과 문나이트는 춤만 추는 클럽이 아닌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도 하고 새롭게 개발한 춤을 나누기도 하는 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당시 미국 음악전문 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해외의 춤을 문나이트에 방문하면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며 더 많은 댄서들이 방문하게 됩니다.


출처 : MBC '놀러와'

때마침 당시 국내 가요계는 댄스 장르가 급격하게 성장하던 시기였는데요. 문나이트에 관한 소문은 댄서들을 넘어 연예계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기획사 관계자들이 신인을 발굴하기 위해 문나이트를 찾게 된 것이죠.


‘흐린 기억 속의 그대’로 유명한 현진영은 문나이트가 배출한 첫 번째 스타입니다. 그는 SM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인 이수만 눈에 띄어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당시 문나이트를 대표하는 춤꾼은 양현석과 이주노였다고 합니다.

 

 

힙합댄스를 잘 추는 양현석과 브레이크 댄스에 정평이 나 있는 이주노 사이에 신예 현진영의 등장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춤은 물론 노래 실력 또한 수준급이었기 때문인데요. 훗날 이수만은 현진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춤과 더불어 노래를 잘해서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진영과 와와’로 데뷔하게 되는데요. ‘와와’는 현진영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안무팀으로 클론의 구준엽과 강원래(1기), 듀스의 김성재와 이현도(2기), 지누션의 션(3기)에게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모두 가수의 꿈을 키우며 문나이트에서 활약하던 댄서들이었죠.


이후 문나이트는 또 다른 스타를 배출해냅니다. 당시 서태지는 새로운 음악을 접하기 위해 방문했던 문나이트에서 양현석을 만나게 됩니다. 춤에도 관심이 많았던 서태지는 양현석에게 레슨비를 지불한 후 춤을 배워보려 했지만 양현석의 군 입대로 레슨은 무산되고 마는데요. 

 

 

서태지는 양현석이 군대에 있는 동안 많은 곡을 작곡하게 되고 양현석이 8개월 만에 의가사제대를 하며 두 사람은 어렵게 재회하게 됩니다. 이후 두 사람은 그룹을 결성하기로 협의한 후 몇 명의 후보들을 거쳐 이주노를 영입하게 되며 전설적인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을 탄생시키게 됩니다. 이후 문나이트는 서태지와 아이들 2집 타이틀곡인 ‘하여가’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자칭 딴따라 박진영 역시 문나이트를 드나들던 춤꾼 중 한 명이었습니다. 김건모의 백업댄서였던 그는 가수가 되기 위해 여러 소속사를 돌아다니며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들려줬지만 독특한 외모 탓에 매번 거절당하고 마는데요. 문나이트에서 친분을 쌓은 구준엽의 소개로 이수만과 만남을 갖게 되지만 결국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때의 일화가 유명한데 이수만이 퇴짜를 놓으면서도 박진영의 작곡 실력은 인정했는지 “곡만 팔지 않을래?”라고 요구했다고 하네요. 그 말에 울컥한 박진영은 “안 팔아요!”라고 소리치고 뛰쳐나왔다고 하는데요. 그 곡이 바로 ‘날 떠나지마’ 였다고 합니다. 이후 박진영은 유명 작곡가가 소속된 기획사의 오디션에 뽑혀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게 됩니다.


당시 문나이트에는 춤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DJ로 활동했던 ‘철이와 미애’의 신철과 ‘DJ DOC’의 정재용,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룰라’의 이상민, ‘쿨’의 이재훈 등 9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유명 가수들은 모두 문나이트 출신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 2011년 한 방송사에서 문나이트를 배경으로 90년대 가요계 흐름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출처 : SBS '전설의 무대'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던 문나이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형 기획사들의 오디션 기회와 전문적인 트레이닝이 활성화되며 점점 쇠퇴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결국 90년대 후반에 영업을 접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나이트 출신 가수들은 문나이트에 대해 “인생 가장 핫한 추억, 가장 열정적이었던 기억, 힙합과 댄스의 역사에 빠질 수 없는 곳” 등으로 회상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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